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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월 상동 갯거리오름 서남쪽에는 1950년 음력 7월 7일 모슬포 섯알오름 탄약고터에서 집단학살된 민간인들을 매장한 '만벵듸 공동장지'가 있다. 같은 날 희생된 백조일손지지의 희생자와는 다른 구덩이에서, 다른 시간에 학살된 만벵듸 공동장지의 희생자는 한국전쟁 직후 한림 및 무릉지서에 검속되었던 사람들이다. 만벵듸 희생자들은 주로 한림 지역의 우익인사에서부터 유족들 표현대로 '농사밖에 모르던 농투성이들'과 여성들을 포함한 모든 계층 사람들이다.
현재 유족들의 증언이 서로 엇갈리는 부분이 있으나 이 사건의 희생자는 63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희생자들은 여러 사유로 한국전쟁이 일어난 직후부터 검속되기 시작했다. 검속은 희생된 전날(1950년 음 7월 7일, 양 8월 20일)까지 약 두 달 동안 이루어졌다. 이들의 구금장소는 당시 한림면 어업창고였다. 만벵듸 희생자들은 음력 7월 7일 새벽 2시에 섯알오름 탄약고터 작은 구덩이에서 학살됐다. 그 날, 몇 시간 후에는 큰 구덩이에서 백조일손 희생자들이 학살됐다. 몇몇 증언에 따르면 백조일손 희생자들은 트럭이 중간에 고장나는 바람에 한림지역 희생자보다 학살 시간이 늦어졌다고 한다.
시신 수습은 1956년 3월 30일 이루어졌다. 일부 유족들이 모여 군인들 몰래 칠성판이며 광목, 가마니를 준비하고 새벽 2~3시경에 트럭으로 섯알오름에 가서 수습해 왔다. 당시 유족들은 시신을 쉽게 구별했다고 한다. 머리 모양이나 치아, 썩지 않고 남은 옷, 소지품 등으로 일부의 시신을 구별했다는 것이다. 만벵듸 공동장지는 다행히 유족 중 한 분이 무상으로 내놓았다. 유족들은 그 날, 매장을 하면서 서로 약속했다. 우리 앞으로 단 한 사람이 여기 벌초를 오더라도 '메도, 술도, 벌초도 같이 하자'고.
현재 제주도와 북제주군의 지원으로 묘역은 잘 정비되어 있고 위령비가 세워져 있다. 묘역 안에는 섯알오름 희생자 외에 원래 그 곳에 묻혔던 토지 주인의 묘소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
<출처: 제주4.3연구소, 『4.3유적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