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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나만 알고 싶은 스팟이 있다. 내가 가고 싶을 때, 사람도 없어 한적한 나만의 스팟에서 힐링하고 싶은 그런 순간들이 있다. 그러나 이제는 SNS의 영향으로 나만 알고 싶은 스팟은 존재하기 어렵다. 조천읍 선흘리에 있는 후박나무길도 그렇다. 후박나무길은 나만 알고 싶은 소중한 곳인데, 이제는 꽤 입소문이 났다. 그래도 다행인 건, 아직은 비교적 한산한 편이다.
‘후박나무길’이라고 네비게이션에 검색하면 나오지 않아 주소를 입력해야 한다. 따로 주차할 길이 없어 겨우 갓길에 주차할 수 있는 컨디션이다.
후박나무는 어떤 식물일까? 후박나무는 20m 정도로 자라며 수피는 갈색으로 껍질눈이 있으며 어린가지는 녹색을 띤다. 노목은 수피가 비늘조각처럼 떨어진다. 어긋나게 달리는 잎은 가지 끝에서는 돌려난 것처럼 보이며 도란형 또는 장타원형으로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표면은 녹색이고 질이 두꺼우며 양면에 털이 없다. 잎자루는 길이 2~3cm 정도로 굵은 편이다. 꽃은 양성화로 5~6월에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원추화서에 황록색의 꽃이 핀다.
이곳에 도착하면 길게 쭉 이어진 후박나무 길을 볼 수 있다. 여름이지만 후박나무가 잘 우거져있어 덥지 않고 여유를 느끼며 걸을 수 있다. 사계절 언제 오더라도 계절이 주는 다양한 분위기가 있다. 특히 안개낀 날 가더라도, 옅게 낀 안개가 분위기를 살린다. 안개를 뒤로하고 사진을 찍으면 꽤 멋진 인생 샷을 찍을수 있다. 이곳이 웨딩 포토 스팟으로 유명해진 이유이기도 하다. 해가 지기 전인 오후 5~6시쯤에 방문하면 해가 낮게 떠 있어 더욱 멋있는 분위기가 연출된다.


이곳에서 풍기는 신비스러움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후박나무길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말로 설명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있다. 높이 자란 후박나무들이 서로 얽혀 하나의 터널을 만들었다.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이 사람들에게 주는 선물이다.
이곳을 걷다 보면, 후박나무 향인 걸까. 어떤 숲에서도 느끼지 못한 이곳 특유의 향기가 있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멈춰진다. 그 후, 길게 숨을 들이마시고 쉬게 된다. 이길을 쭉 걷다보면 동부위생처리장이 나온다. 이곳에서 노루를 봤다는 사람들도 꽤 많다. 동부위생처리장에서 다시 걸어왔던 길로 돌아가면 후박나무길을 왕복한 것이다.
후박나무길만 보고 돌아가기엔 사실 아쉽다. 조천읍 선흘리가 주는 한적함과 여유로움도 함께 느껴보면 좋을듯하다. 이곳 인근에 많은 카페와 맛집이 있으니 출출하다면 들리고 가자. 그리고 선흘리 마을 자체가 람사르습지마을로 지정되어 있으니, 동백동산 등 아름다운 자연을 느낄수 있는 관광지도 가보면 좋을 것 같다. 후박나무길에서 느껴보지 못한 또 다른 제주 자연을 오롯이 느낄수 있다. 아마 선흘리의 매력에 쉬이 나오지 못하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