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T JEJU

햇살이 잘 드는 창가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와 사색을 즐기기 좋은 삼도동. 봄이 되면 핑크빛으로 물드는 전농로를 품은 삼도1동은 화려함보다는 아기자기함이 돋보이는 동네이다.

전농로는 사계절 언제 와도 정겹고 좋지만, 봄의 전농로는 조금 더 특별하다.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놓쳐서는 안 될 명소 중 하나로, 만개한 벚꽃이 거리 전체를 뒤덮는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만들어낸 벚꽃 터널을 걸으면, 머리 위로 꽃잎이 흩날리며 낭만 가득한 봄을 안겨 준다.

코로나 이후 멈추어있던 ‘제주 왕벚꽃 축제’가 4년 만에 돌아왔다. 3월 24일(금)부터 26일(일)까지 3일간 활짝 열린다. 축제 기간은 차량이 통제되고, 벚꽃과 함께 다양한 체험과 부대행사를 즐길 수 있다. 전농로 1.2km 구간에는 밤에는 달빛과 반짝이는 조명이 어우러진 벚꽃길이 열린다. 낮부터 밤까지 느긋하게 거리를 둘러봐도 좋겠다. 

<제주벚꽃축제>

▶ 일시 : 2023년 3월 24일 – 3월 26일 (3일간)

▶ 장소 : 전농로 벚꽃길 일대

긴 시간 한자리를 지켜온 노포가 전농로 골목에 자리 잡고 있다. 50년 전통을 이어오는 ‘원이조설렁탕’이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간판과 가정집 같은 내부가 푸근하다. 설렁탕부터 도가니탕, 꼬리탕, 우족탕, 우보탕 등 10가지 이상의 메뉴가 다양하게 준비되어있다. 

인기 메뉴는 단연 설렁탕이다. 뽀얗고 진한 국물맛이 뚝배기를 가득 채우고, 건더기가 푸짐해 건져 먹는 재미가 있다. 고명으로 소면 대신 메밀면을 넣어 주는 것이 특이하다. 뜨끈한 국물과 함께 직접 담근 김치를 올려 먹으면 감칠맛이 더해진다. 당일 만든 음식만 판매해 저녁에는 재료 소진으로 못 먹는 경우가 있으니 참고 후 방문하자.

<원이조설렁탕>

▶ 주소 : 제주시 전농로 70

▶ 운영시간 : 11:00 – 15:00 (일요일 휴무)

전농로 벚꽃 거리를 거닐다 보면 자연스레 <하빌리스커피>를 만나게 된다. 통유리 밖으로 흩날리는 벚꽃을 바라보며 커피를 즐기기에 제격인 공간이다. 로스터리를 겸한 카페로 신선한 커피와 독일식 팬케이크, 르뱅쿠키 등 디저트 메뉴도 다양하다.

시그니처 메뉴는 벚꽃라떼이다. 고민할 것도 없이 벚꽃라떼를 주문했다. 입안 가득 퍼지는 꽃향기는 벚꽃이 화사하게 핀 전농로가 절로 떠오르게 한다. 꽤 늦은 시간까지 운영하니 축제를 즐기며 방문해봐도 좋겠다.

<하빌리스커피>

▶ 주소 : 제주시 전농로 37 

▶ 운영시간 : 11:00 – 22:00

▶ 인스타그램 : @jeju_habilis_coffee

전농로의 아침은 향긋한 커피 향과 고소한 버터 냄새가 가득하다. 동네 구석구석 둘러보면 커피전문점인 만사오케이와 테이크아웃 쿠키 전문점인 쿸쿸제과, 쏘해피, 레이지카페 등 다양한 카페와 마주하게 된다. 벚꽃 나무와 맞닿은 거리에서 취향껏 만나보자.

눈부시게 아름다운 벚꽃의 절경 뒤에 애달픈 사랑 이야기가 있어 더욱 아련하게 느껴지는 곳, 전농로 벚꽃길에는 홍윤애의 무덤터 표지석이 있다.

조선시대 제주로 유배왔던 조정철은 유배생활 중 제주여인 홍윤애를 만나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을 하게 되지만 이들의 사랑은 오래가지 못했다.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잃은 홍윤애의 넋과 순애보 사랑을 기리기 위해 이곳에 비석을 세웠다. 로미오와 줄리엣보다 더 아름답고 숭고했던 그들의 이야기 속에는 유배인의 한과 홍랑의 슬픔이 서려있다.

그래서 벚꽃비가 내리는 봄이면 그들의 가슴 절절한 이야기가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 전농로 축제를 즐기고 난 후 잠시 홍랑길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 누구나 찾는 명소는 아니지만 애절했던 이야기를 알고 들여다보면 그냥 지나쳤던 장소가 새롭게 보일 것이다.

붉은 벽돌 건물 아래 마스코트 곰돌이가 우리를 맞이한다. 제주의 멋을 담은 의류를 선보이는 ‘아일랜드 프로젝트’의 오프라인숍을 찾았다. 제주읍이 제주시로 승격된 해를 기념하는 ‘JEJU1955’라는 슬로건을 내걸어, 일상에서 즐겨 입을 수 있는 의류를 판매하는 공간이다.

2015년, 제주를 널리 알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하여, 제주에서 보고 듣고 느낀 영감을 옷에 담아냈다고 한다. 클래식하고 심플한 의류부터 곰돌이 캐릭터를 위트있게 풀어낸 의류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있다. 특히 ‘JEJU1955’ 슬로건이 새겨진 기본 의류는 기념품으로 인기가 좋다. 기념품은 여행을 기억하기에 좋은 매개체가 되어주기도 하니, 특별한 기념품을 찾는다면 잠시 둘러봐도 좋겠다.

<아일랜드 프로젝트>

▶ 주소 : 제주시 전농로 29

▶ 운영시간 : 11:00 – 20:00

▶ 인스타그램 : @islandproject_official

전농로 길목 지하 1층에 위치한 라이프스타일숍이다. 다양한 작가의 작품들이 진열되어 박물관처럼 멋진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테이블 소품, 패브릭 아이템, 그릇, 잔, 식기 등 빼곡하게 진열되어 유용하게 사용할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수공예로 만들어진 작품은 애정을 갖고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셀렉했다고 하니, 평소 집 꾸미기에 관심 있는 이들은 주저 말고 방문해보자.

<온컬렉션뮤지엄>

▶ 주소 : 제주시 전농로 38, 지하 1층

▶ 운영시간 : 12:00 – 19:00 (화요일 휴무)

▶ 인스타그램 : @own.collection.museum 

일생 생활에서 소소하게 즐거움이 더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운영하는 소품샵. ‘요고조고’는 주인장의 취향이 듬뿍 담겨 있는 공간이다. 자그마한 공간에 다양한 소품들이 오밀조밀 자리하고 있다. 포스터와 엽서, 인센스, 그립톡 등의 문구류와 액세서리를 주로 판매한다.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소품샵으로 직접 제작한 특색있는 소품도 갖추었다. 기념품을 사기에도 좋고, 소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요고조고>

▶ 주소 : 제주시 전농로 26-1

▶ 운영시간 : 12:00 – 19:30 (일요일 휴무)

▶ 인스타그램 : @yogojogo_jeju

삼도동에는 아이들과 방문하기 좋은 교육 공간도 두 곳 있다. 수학과 관련된 개념을 놀이로 체험할 수 있는 ‘제주수학체험관’과 옛 교육감 관사를 열린 문화공간으로 단장한 ‘놀래올래’이다. ‘놀래올래’는 제주와 제주교육의 과거, 현재, 미래를 잇는 공간이기도 하니 한 번쯤 방문해보면 좋을 것 같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놀래올래>

▶ 주소 : 제주시 전농로 104

▶ 운영시간 : 09:00 – 18:00 (일요일, 월요일, 법정공휴일 휴관)

<제주수학체험관>

▶ 주소 : 제주시 전농로 88

▶ 운영시간 : 10:00 – 17:00 (월요일 휴관)